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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직원여행]강원도 시골에서 우양이 만난 것들.

 

 

이제 막 꽃이 피기 시작할 때부터 우양사무실엔 직원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이 때 만큼은 전 직원에 함께 해야 한다는 다짐아래 날짜를 맞추다보니 봄과 여름의 어설픈 경계까지 와버렸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6월 중순, 우양 직원들은 바쁜 일들을 잠시 접어 두고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한권씩 집어 들었습니다.

이번 직원여행의 주제는 , 나무 그리고 쉼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에 옆에서 동료들의 애정을 충분히 느끼고 올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랐습니다.

 

출발 당일 아침, 직원들의 옷차림이 평소보다 가볍습니다. 가벼워진 옷의 무게만큼 표정도 한결 밝습니다. 그렇게 달려간 곳은 강릉입니다. 계획했던 삼양목장은 안개가 심하게 낀 탓에 진입이 어려워 강릉으로 목적지를 변경했습니다. 첫 번째 방문지는 커피공장을 겸하고 있는 카페입니다. 커피나무를 직접 재배하여 커피를 생산한다는 곳에 들러 커피를 한잔씩 마시며 직원여행을 실감했습니다. 각자 챙겨온 책을 읽기도 하고 오랜만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며 신선한 커피향을 음미했습니다.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졌고 시간은 순식간에 흘렀습니다. 아쉽지만 이젠 일어나야할 시간입니다. 해가 지기 전에 바다를 보러가기로 했거든요.

 

 

강릉에 왔으니 바다를 안보고 갈수 없지요. 탁 트인 바다에서 시원한 파도 소리를 듣고 있자니 가슴이 시원합니다. 밀려왔다 떠내려가는 파도를 따라 뛰어다니며 직원들은 어느새 아이가 됩니다. 서로를 바라보는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합니다. 모래사장을 걸으며 만난 아이나 강아지와도 환하게 인사를 나눕니다. 파란 바다가 우리에게 가져다준 행복감이 서로에게 전해지나 봅니다. 바다냄새가 온몸을 흠뻑 적실쯤이 되어서야 우리는 해변을 빠져나옵니다. 바다가 전해준 기분 좋은 들뜸이 저녁 시간과 그 이후 밤늦게 까지 계속 되었습니다.

 

 

이번 여행 동안 우리가 묶었던 숙소는 강원도 숲의 맑은 기운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갑갑한 서울은 싹 잊혀 질 만큼 나무사이로 느껴지는 바람은 상쾌했습니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산책을 하는 동안에도 맑은 공기를 많이 마시려고 심호흡을 하며 걸었습니다. 서울에 돌아가면 한참이나 생각날 테니까요.

둘째 날 오전에는 숲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청태산 숲치유센터에서 운영하는 숲치유프로그램에 우양직원들이 참가했습니다. 산 중턱에 위치한 숲치유센터에서 먼저 전문가에 의해 대략적인 건강체크와 함께 숲치유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듣습니다. 도시생활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숲과 만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을 통해 몸과 마음이 잠잠해지고 숲의 좋은 기운들로 각자가 건강해 지길 바랬습니다. 인솔자를 따라 센터 밖으로 나오자 보슬비를 맞아 더 촉촉해진 숲이 우리를 반깁니다. 본격적인 숲속으로 들어가기 전 자기 자신과 함께 하는 동료들에게 사랑의 인사를 전합니다. 평소 잘 하지 못하던 인사이기에 쑥스럽기도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전할 수 있는 소중한 마음입니다.

  

 

 어릴 적 소풍에서처럼 나란히 숲을 걷습니다. 처음 만나는 나무와 풀 그리고 그것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혼자 걸었다면 모르고 지나갔을 이야기들입니다. 숲이 제공하는 중간 쉼터마다 잠시 머물며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서로에게 격려와 칭찬을 주고받았습니다. 숲의 맑은 공기와 동료에게서 전해지는 애정 어린 기운이 우리를 더 건강하게 해주는 듯 했습니다.

 

숲의 마지막 쉼터에서 우리는 모두 땅 위에 그대로 누웠습니다. 비 덕분에 촉촉해진 숲은 오히려 폭신한 느낌이었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니 높게 솟은 나무들이 보입니다. 나도 어느새 이 숲에 일부가 되어 편안한 느낌을 받습니다. 모두가 조용히 그 곳에서 잠시 머뭅니다. 새소리와 나뭇잎소리 옅은 빗소리가 선명하게 들립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우린 다시 센터로 향했습니다. 센터로 향하는 길엔 모두가 신발을 벗고 숲을 즐기며 걸었습니다. 숲속 걷기를 하는 동안 숲과 한결 친해졌습니다.

 

 

센터에 돌아와서도 숲치유프로그램은 계속됩니다. 물이 발목까지 차있는 큰 욕탕을 걸으며 생기를 충전하고 따뜻한 열치유실에서 긴장했던 근육들을 이완시킵니다. 그리고 다시 물치유를 반복하여 상쾌하게 오늘의 모든 프로그램을 마무리 합니다.

쉽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그 누구도 불평의 말이 없습니다. 평소 접할 수 없는 새로운 기회에 숲과 내 몸에 더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나니 참을 수 없는 허기가 밀려옵니다. 마침 숙소 근처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되었던 봉평입니다. 서둘러 준비를 하고 나가 봉평막국수로 점심을 먹습니다.

 

 

 

 

점심식사 후 오후 시간은 동료와 함께 하는 시간입니다. 동료와 함께 산책을 해도 좋고 차 한 잔을 해도 좋습니다. 아니면 나무그늘이 좋은 곳에서 책을 읽는 것도 좋겠습니다. 무엇을 해도 좋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한 가지는 동료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갖자는 것입니다. 한 사무실에서 일을 하면서도 컴퓨터 모니터에서 집중하느냐 내 책상 너머의 동료를 돌아보지 못한 시간이 많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그 무엇보다 나의 동료가 같은 뜻을 품고 함께 걷는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직원여행이 끝난 후 사무실 분위기가 한결 달라질 테니까요.

그 후부터 다음날 오전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순간까지 우양직원들은 특별한 프로그램 없이도 그 시간들을 충분히 즐겼습니다. 맑은 공기가 가득한 산책로, 흥미로운 책 한권 무엇보다 든든한 동료와 함께하니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표가 그러했던 것처럼 우양직원들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다 돌아왔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선한 힘을 만들어내고 자 하는 우양재단은 사람의 최고의 재산이기 때문입니다. 여행을 통해 소진되었던 직원들이 다시 힘을 내고 굳어있던 마음이 말랑말랑해졌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우양직원들의 즐거운 기운이 우양을 드나드는 사람들에게도 잘 전해질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