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를전하는사람'에 해당되는 글 61건

  1. [미소를전하는사람 vol.50]내가 만드는 장학금, 나눔의 맥을 이어가는 장학금을 만들고 싶어요.
  2. [미소를전하는사람 vol.49]“땅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농사를 짓고 싶어요,” - 김창성농부 1
  3. [미소를전하는사람 vol.48]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김민호씨는 내내 들떠 있었다.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초초한 듯 시간을 확인한다. 소개팅이라도 하러가는 것 같다고 농담을 던지니 이내 진지한 표정으로 말한다.

 

정말 그것보다 더 떨려요. 어제 밤에 잠도 잘 못 잤다니까요

 

그러고 보니 틀린 말도 아니다. 오늘 그가 만날 청춘들이 여섯이나 된다. 2016년 처음으로 만들어진 꿈꾸는 장학생선발면접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장학금을 출현한 그는 서류심사와 면접에 직접 참여했다. 오래도록 함께 걸을 동료를 찾는다 생각하니 면접을 보는 이나 심사하는 이 모두 설레긴 마찬가지다.

 

같은 마음으로 함께 법조인의 길을 갈 수 있는 동료를 찾고 있어요. 면접보는 친구들 모두 뛰어난 이들인 것은 분명하지만 제가 바라는 건 뛰어남만은 아니에요. 이 사회에 나눔의 선순환을 이어갈 수 있는 친구를 찾아요.”

 

 

 

이 장학금은 공짜가 아니다

 

김민호씨는 2007년 처음 푸드스마일즈 우양를 만났다. 당시엔 그도 푸드스마일즈 장학생 중 한명이었다. 공부는 어렵고 생활도 힘들던 시절, 그는 푸드스마일즈 장학생이 되어 마음의 큰 짐을 하나 내려놓고 공부에 매진 할 수 있었다. 그는 학부를 마치고 로스쿨에 진학했다. 그리고 변호사가 되어 2016꿈꾸는 장학금을 출현했다. 장학생을 손수 선발하면서 그 시절 자신이 많이 떠오른다.

 

처음 면접을 보려고 와보니 같이 면접 보는 친구들이 다들 너무 뛰어나더라고요. 속으로 내가 떨어지겠구나 생각했어요.”

 

그해는 사회환원청년 장학생을 선발하던 첫해였다. 사회환원청년 장학생은 자신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며 살아갈지 이야기하고 그 것을 중심으로 선발되는 장학생이었다. 물론 민호씨는 장학생으로 선발되었다.

 

제가 선발되었던 사회환원 장학생의 취지도 그랬고 푸드스마일즈 우양의 모든 장학생들에게 이사장님이 꼭 하시는 말씀이 있어요. ‘이 장학금은 공짜가 아니다. 훗날 사회인이 되면 당신 주위에 분명 어렵게 공부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지금 이 장학금을 갚아라지금생각하면 당연한 이야기인데 그때는 생경하게 들렸던 것 같아요.”

 

뒤통수를 맡은 것 같았다. 장학금은 자신의 유능함을 인정받아 그 대가로 받는 것이라고 확신해왔다. 이사장의 짧은 이야기는 그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많은 학생들에게 교장선생님의 훈화처럼 지나갔을 이야기가 그의 가슴 깊숙한 곳에 남았다. 그 후로 그 꿈을 잊은 적이 없었다.

 

 

푸드스마일즈 사회환원장학생 1기 김민호, 꿈꾸는 장학생 1기를 찾다.

 

“29살에 30대의 인생목표에 대해 생각했어요. 그중 하나가 내가 출현하는 장학금을 만드는 일이었어요. 언제가 좋은 시기인지 고민하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바로 시작하자고 결정했어요.”

 

나눔은 결심이다. 돈의 많고 적음은 나눔의 시작에 정비례 하지 않는다. 김민호씨는 그걸 알고 있었다.

 

부자들이 더 많이 쉽게 나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나누는 일에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더 많이 버는 일 그리고 자신을 위해 쓰는 일에 더 관심이 있지요. 나눔에 대한 꿈이 있는 사람들이 더 잘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럼 더 많은 나눔이 우리 사회 곳곳으로 퍼져 나갈 테니까요.”

 

꿈꾸는 장학금은 그런 면에서 특별한 심사기준이 있다. 장학생이 나눔에 대한 소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장학금이니 당연히 미래의 법조인을 꿈꾸고 준비하고 있는 학생이어야 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을 찾았어요. 그리고 제가 처음 장학생이 되었을 때 생각했던 것처럼 내가 받은 도움을 나도 꼭 나누는 사람이 되겠다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에게 장학금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민호씨가 생각했던 이번 장학금의 이름 중에는 다단계 장학금이 있었다고 한다. 얼핏 들으면 웃음이 나오는 이름이지만 이번 장학금을 통해 나눔의 맥이 이어져 가기를 얼마나 바랐는지 알 수 있다.

 

푸드스마일즈 우양에서 장학금을 받은 제가 다시 누군가를 후원하는 장학금을 만들었고 제가 전하는 이 장학금을 받은 친구가 또 다른 이들을 위한 나눔의 일을 이어가고 이런 일이 수차례 반복되어 사회의 기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일을 한 마음으로 이어가 줄 친구를 찾는 것이 오늘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네요.”

 

곧 선발될 1꿈꾸는 장학생에게

 

최종결정을 앞두고 고민이 많은 그에게 선발될 학생에게 미리 한마디 남겨 달라고 부탁했다.

안녕, 만나서 정말 반가워. 이 장학생으로 선발되었다는 건 네가 가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야. 그러니 힘들어도 열심히 해서 꼭 좋은 법조인이 되었으면 좋겠어. 남들처럼 청춘을 즐기며 살지 못하고 늘 공부에 묻혀 있느냐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을 거라는 걸 알아. 하지만 응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힘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훗날 네가 법조인이 되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을 돕는 일에 대한 함께 의논할 수 있는 좋은 동료가 되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단다. 앞으로 네가 가는 길을 기대하고 지켜볼게. 축하한다.”

 

 

 

 

 

모내기를 하는 날이었다. 때 이른 무더위에 농부는 연실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지나가는 자리마다 작은 생명이 땅에 뿌리를 내렸다. 혹독한 봄볕에 그는 더 까매졌지만 생명을 피우는 사람의 미소는 언제나처럼 환했다.

 

 

 

 

 

멀리까지 오느냐 고생했어요

 

그가 이양기 위에서 손을 흔들었다. 김창성씨는 푸드스마일즈 우양에 쌀을 납품하는 농부 중 한명이다. 현재 전라도와 경상도 그리고 강원도의 쌀나누기 사업에 필요한 쌀은 모두 그가 담당하고 있다. 독거노인 120가정의 일년치 쌀과 잡곡을 그가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모내기로 한창 바쁜 날임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사람은 김창성씨 내외, 단둘뿐이다. 이렇게 바쁜 날에는 사람을 쓰는 것이 어떠냐고 물으니 가당치 않다며 손사래를 친다.

 

유기농으로 농사짓고 일반 쌀들이랑 가격경쟁까지 하려면 사람 쓰는 건 엄두도 못내요. 죽으나 사나 우리 둘이 해요. 그래야 먹는 걸로 팍팍하게 굴지 않고 간혹 더 얹어주고 싶은 곳에 한포라도 거저 보낼 수 가 있어요.”

 

 

 

유기농사! 맨땅의 삽질이죠.

 

김창성씨는 본래 목사이다. 7년전 시골 목회를 시작하면서 교회와 성도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시작한 것이 농사다. 그 중에 유기농 농사를 결심하고 몇 년은 그야 말로 맨땅에 삽질이었다.

 

첫해에 와서 도라지 농사를 지었었어요. 그때 우리 말고도 동네에 도라지 밭이 여럿 있었거든요. 신기하게도 우리 밭에는 도라지가 보이지도 않을 만큼 풀이 그득한데 다른 밭들은 풀도 하나 없고 도라지들이 좌우로 정렬되어서 곱게 자라는 거예요. 전 그게 단순히 농사의 기술이고 경력의 차이 인줄 알았어요.”

 

 

 

 

 

이미 많은 농가들이 농약에 절대적인 의지를 하고 있었다. 농사에 대한 강의를 들으러가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많은 수확물을 얻을 수 있을까하는 것이 대부분 이었다. 땅을 살리고 그 수확물로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김창성씨의 소망과는 거리가 있었다.

김창성씨가 농사를 짓게 된 땅도 오랜 시간에 걸쳐 산성화되어 척박해진 땅이었다. 유기농 비료와 퇴비를 쓰고 우렁이와 미생물들을 풀어 관리했지만 수확물은 성에 차지 않았다.

 

처음 몇 해는 손해를 많이 봤어요. 지금 돌아보니까 친환경, 유기농사라는게 고집도 좀 있어야 하고 때론 가정의 어려움도 겪어내야 하는 것 같아요. 한동안은 들어가는 돈은 많고 나오는 건 없으니까요. 가족들이 함께 고생했어요.”

 

 

 

소비자들의 욕구가 농업생산자들을 움직이게 해요.”

 

힘들어 했던 가족들의 마음이 열린 건 손주들의 아토피가 낳고 나서 부터다. 식구들 먹이려고 시작한 농사인 만큼 쌀 뿐만 아니라 각종 채소들까지 식구들 입으로 들어가는 건 전부 직접 기르고 싶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자 아토피 때문에 성장까지 지연되던 손주의 아토피까 싹 나았다. 이후로는 유기농사에 대한 가족들은 원성이 사라졌다. 해가 거듭될수록 농약의 유해성과 유기농사에 대한 공부도 깊어졌다. 간혹 불러주는 곳이 있으면 강의도 한다. 농약의 유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오면 매번 불편해하는 수강생들이 있다.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들이다.

 

불편해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 마음도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에요. 소비자들이 크고 예쁘고 흠집 없는 상품을 원하잖아요. 돈을 더 비싸게 주고라도 사가잖아요. 그런 상품은 농약을 많이 써야 만들 수 있거든요. 소비자의 욕구가 농업생산자들을 움직이는 거예요. 안타까운 일이예요.”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땅이 살아나면 가능해요. 우리도 유기농사를 시작한지 5년이 되자 땅에 지렁이가 바글거리더라고요. 땅이 살아난 거예요. 애들이랑 농담처럼 지렁이를 잡아서 낚시가게에 팔까 이야기해요. 그 후에는 수확량에도 확실히 차이가 있고요.”

 

 

 

밥맛나는 세상이 살맛나는 세상도 만들어요.”

 

정식으로 유기농 쌀로 인증을 받은 2015년부터 푸드스마일즈의 파트너 농부가 되었다. 땅을 살리고 그 수확물로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농부의 소망이 실현된 것이다. 쌀을 받으신 노인들에게 이렇게 맛있는 쌀을 만들어 주어서 고맙다는 전화가 올 때도 있다. 다른 판로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납품하지만 그는 이 일 자체가 큰 자부심이다.

 

“‘독거노인들에게도 좋은 쌀을 전달하고 싶습니다라고 푸드스마일즈 사업 담당자가 와서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얼마나 속이 시원했는지 몰라요. 요즘 쌀이 없어서 못 먹지 않잖아요. 나라에서 저렴하게 파는 쌀을 내가 한번 얻어서 먹어 봤는데 밥이 목으로 안 넘어가고 입에서 뱅뱅 돌아요. 마음이 참 답답하더라고요. 푸드스마일즈는 주는 사람만 기쁜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도 기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독거노인들이 자기 돈으로 사면 생전 좋은 쌀 먹겠어요. 푸드스마일즈에서 주니까 유기농 쌀도 먹을 수 있는 거죠. 늘 똑같은 매일에 밥맛이라도 좋으면 살맛도 생기지 않겠어요.”

 

 

 

 

 

[미소를전하는사람 vol.48]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 권희열, 김미진 후원자 부부

 

봄비가 내리던 토요일 오후, 푸드스마일즈의 오랜 후원자인 권희열, 김미진 부부를 만났습니다. 결혼 전 부터 푸드스마일즈 후원자였던 권희열씨는 결혼 후 아내인 김미진씨에게 푸드스마일즈를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인터뷰를 기회로 두 딸에게도 푸드스마일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권희열, 김미진 부부가 꿈꾸는 사회는 봄비처럼 포근하고 촉촉했습니다.

 

푸드스마일즈 : 안녕하세요. 처음 푸드스마일즈와는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권희열 : 제가 2004년에 SK루브리컨츠에 입사했어요. 그 당시 회사에서 푸드스마일즈 우양과 결연을 맺고 정기적으로 봉사를 하고 있더라고요. 저도 그 기회에 우양을 처음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어르신댁을 방문하여 쌀이나 김치 등 먹거리를 배달하다보니 어르신 한분 한분 사연이 없는 어르신이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우리 부모님보다도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었는데 어쩌다 자녀들과 연락이 끊어졌을까. 이렇게 봉사자들이 찾아가지 않는 날들은 무얼하고 보내실까 생각하니 마음이 짠해졌어요. 그때부터 적은 돈이지만 후원도 시작하게 되었고요.

 

푸드스마일즈 : 우양과 처음 인연을 맺은 지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긴 시간동안 후원을 지속하게 된 원동력이 무엇이었을까요?

 

권희열 : 분기마다 오는 우양의 소식지를 보면서 ~ 내가 보낸 돈이 이렇게 쓰이는 구나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져요. 직접 그분들 곁에서 시간과 품을 들여서 도움을 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한 달에 한번 얼마의 돈을 부치는 일은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후원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 보다는 후원을 중단할 만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네요.

 

푸드스마일즈 : 일정한 금액 정기후원으로 보내주시는 것 외에도 비정기적인 후원도 적지 않다고 들었어요. 어떤 계기로 비정기후원을 진행하게 되셨나요?

 

권희열 : 그것 역시 큰 금액이 아니어서 말씀드리기가 참 민망하네요. 간혹 아내가 용돈에 얼마를 더 얹어 주거나 가정이나 개인적으로 좋은 일이 있을 때 친구에게 밥 한 끼 사는 마음으로 넣었어요. 어떤 때는 교회에 헌금하는 마음으로 내기도 하고요. 감사하고 즐거운 마음이 들 때 저 혼자 행복한건 의미가 없잖아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김미진 : 사실 저는 남편이 이렇게 종종 후원을 더하고 있다는 건 몰랐어요. 남편에게 준 용돈은 남편 몫이니까 알아서 쓰겠지 했죠. 이번에 인터뷰를 한다고 해서 이야기 들었는데 역시 우리 남편이구나 싶어요. 평소에도 듬직한 남편이지만 이런 것에서 놀라움을 줄 준 몰랐어요.

 

푸드스마일즈 : 저희 기관 외에도 다양하게 후원을 하고 계시다고요?

 

김미진 : . 저희는 푸드스마일즈 외에도 작은 봉사단체와 해외 아동을 돕는 기관에도 후원을 하고 있어요. 두 곳 다 소액을 하고 있지만 그 후원금과 함께 마음을 쏟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 이웃들에게 필요한 것은 돈 뿐만이 아닐 테니까요.

 

푸드스마일즈 :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있다는 걸 일상에서 느끼는 때가 있나요?

 

권희열 : 저는 매일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해요. 광화문역이나 을지로3가역을 주로 이용하죠. 그 동네에는 참 으리으리한 건물들이 많잖아요. 멋들어진 사람들도 많고요. 그런데 퇴근길에 다시 지하철역으로 내려오면 또 다른 세상이 거기 있어요. 밖으로 보이는 높은 건물들과 지하철역안에 노숙인 분들은 참 이율배반적인 모습이죠.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인 것 같아요. 이럴 때 일수록 우양 같은 기관이 해야 할 일이 많을 때라는 생각이 들어요. 소식지를 통해서 접하는 이야기들을 보면 아직도 훌륭한 분들이 많구나 생각하거든요

 

 

 

 

푸드스마일즈 : 권희열 후원자님도 우양에서 어르신들게 먹거리 배달을 하시던 때가 있으셨잖아요. 요즘에도 많은 분들이 우양을 도와 어려운 이웃에게 좋은 먹거리를 전달하는 일을 해주고 계세요. 2016년에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먹을 것을 나누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김미진 : 그렇죠. 2016년에 대한민국에는 먹을 것이 충분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먹는 것도 참 먹는 것 나름인 것 같아요. 저는 살림을 하는 주부잖아요. 두부 한 모, 계란 한 줄을 사더라도 가격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제품이 천차만별이에요. 경제사정이 안 좋아지면 아무래도 저렴한 것을 선택하게 되지요. 특히 혼자 지내시는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아프실 때 병원을 안 갈수 없고 월세나 난방비를 안 쓸 수도 없을 거 아니에요. 그럼 보나마나 먹을 것을 제일 싼 걸로 최소한의 양만 구매하실 거라는 거죠.

 

권희열 : 맞아요. 그 부분에서는 젊은 사람들과 어르신들의 현실이 참 다른 것 같아요. 경제력이 있는 젊은 사람들이 돈을 아껴서 저렴한 음식을 먹는 것은 어쩌면 옷이나 신발이나 다른 문화생활을 선택하기 위해서 일 수 있어요. 그런데 제가 봉사에 가서 만난 어르신들의 경우에는 그런 선택권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고요. 김치 한 통, 쌀 한 포대가 든든한 살림밑천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김미진 : 아이들도 그렇지만 어르신들도 마찬가지 아닐까싶어요. 먹는 것이 부실하면 그 것이 바로 건강 상태로 나타나잖아요. 그럼 또 병원 갈일이 더 많아 지고요. 잘 먹는 것이 제일 중요하죠.

 

푸드스마일즈 : 평소에 가정에서도 좋은 음식을 드시려고 노력하시는 편인가요?

 

권희열 : 저는 개인적으로 옷이나 차 같은 것이 남들에 비해 관심이 덜한 편이예요. 그건 우리 아내도 비슷해요. 그 대신 먹는 것을 잘 먹자는데 의견을 모았어요. 그래서 우양이 먹거리를 나누는 일이 힘을 더 쏟는 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푸드스마일즈 : 후원자님이 나눔 활동을 통해 만들고 싶은 사회는 무엇인가요?

 

권희열 : 지금보다 조금씩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꼭 경제적으로 부유해져야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거든요. 저도 기업에서 일하다보니 끝임 없는 경쟁에 지칠 때가 있어요. 이웃들에게 나눌 수 있는 것들을 나누며 살다보면 그들을 경쟁상대가 아닌, 이웃으로 인식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우리가 사는 사회가 점점 더 따뜻해 질 거라고 생각해요.

 

푸드스마일즈 : 돕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아직 후원이 망설여지는 분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남겨주세요.

 

김미진 : 저도 그럴 때가 있었던 것 같아요. 연말에 방송을 보거나 기사로 어려운 이웃들을 접하고 나면 나도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죠. 그때 누군가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있지 않으면 마음먹은 걸 바로 실천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이 인터뷰를 보고 계신분이 있다면 아마 그 마음에도 저와 같은 생각이 있어서 일 것 같아요. 우리가 시간을 들여서 어려운 이웃들을 직접 만나러 갈 수도 있겠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세상이 좋아져서 그런 일을 우양 같은 단체에서 대신 해주고 저는 미안하고 감사하게도 얼마의 돈만 전달하죠. 하지만 이 일조차 용기가 필요해요. 그 용기를 내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