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를전하는사람 vol.51]

땅을 존중하며 순리대로 농사를 짓고 싶어요.

- 박순웅 농부 -

 

 

땅을 존중하며 순리대로 농사를 짓고 싶어요 - 박순웅 농부

 

새로운 일을 꾸준히 지속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 일이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일이면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목사이자 농부인 박순웅씨는 이점에서 남다르다. 그는 20년 전부터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농사 짓고 있다.

고스럽지 않냐고 물어보았지만 뭐 힘들어도 해야지요. 그것이 자연스런 일이니까요.” 라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 그다.

 

좋은 먹거리로 만난 인연

 

박순웅씨는 강원도 홍천에서 20년이 넘게 농사를 짓고 있다. 감자, 옥수수, 고구마, 들깨, , 배추, 무등
작물도 다양하다. 농사만이 아니다. 그는 농도생협의 이사장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그는 유기농법이나 친환경농법 등 좋은 먹거리를 위한 다양한 생산법과 생산자를 발굴하고 그것이 소비자들에게 정직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한다. 이렇듯 좋은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그가 푸드스마일즈 우양을 만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할 좋은 먹거리를 찾고 있던 푸드스마일즈 우양에서 농도생협을 통해 유기농 계란을 구입해 전달하게 된 것이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푸드스마일즈 우양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좋은 먹거리에 대해서 직접 강의를 하는 등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좋은 먹거리가 좋은 인연을 만든 것이다.

 

 

좋은 먹거리는 순리적인 먹거리에요.”

 

좋은 먹거리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그는 한 마디로 정리했다순리적인 먹거리’.
 모든 일에는 순리가 있어요. 농사도 그렇죠.
땅을 일구고 퇴비를 뿌려요. 그 후에 작물이 자라수확한 후내년 농사를 준비하는 것이 그렇죠. 그 과정에서 땅이 주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어요. 무시해서도 안 되고요. 결국 농사는 땅이 짓는 것이거든요.”
 
그는 땅을 유기적인 존재로 본다. 땅을 존중하고 그 본질을 해치지 않으면서 짓는 농사가 순리적이라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땅을 생각하는 방식으로
농사를 지으면 편리한 것보다 불편한 것이 훨씬 많아요. 김매는 것만 봐도 그래요. 저는 직접 손으로 김을 다 맵니다. 끝나고 나면 시간이 배로 들어요. 온 몸이 아프고 힘든 건 말할 것도 없고요. 제초제 같은 화학약품을 사용하면 금방 끝날 일인데 말이에요.”

 

 

그럼에도 그가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풀과 함께 땅도 죽이기 때문이다. 농약으로 오염된 땅에 유기농이나 친환경적인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은 땅을 놀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동안 유기농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미생물이 생기고 땅에 남아있던 농약의 잔류성분도 사라진다. 훼손된 땅의 면역력이 회복되는 것이다.

 
면역력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화학약품을 감기약에 비유했다.
감기는 몸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몸을 쉬게 하여 약해진 면역력을 올리면 자연적으로 몸이 회복된다. 하지만 감기약을 먹으면 쉬는 것보다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 그렇지만 이는 면역력을 강화해 근본적으로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낫게 하는 것과 비슷하다. 또 자주 복용하면 약에 대한 내성도 생겨 더 강한 약을 먹어야만 감기가 떨어진다. 땅도 비슷하다. 화학약품을 사용하여 농사를 지으면 좋은 수확물을 낸다. 모양도 매끈하고 크기도 훨씬 크다. 하지만 이는 땅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매년 수확물을 얻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농약을 뿌리고 비료를 주어야 한다. 화학약품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수확물을 낼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사람의 욕심 때문에 환경을 해치는 겁니다.
또 수확하는 먹거리에도 영향을 줘요. 비료에 제초제에살충제 등 화학약품을 잔뜩 머금은 땅에서영양을 먹고 자라니 화학약품 범벅인 셈이죠. 이걸 먹는다고 생각해보세요. 몸에 좋을 리가 있겠어요? 결과적으로 사람에게까지 안 좋은 영향이 오는 겁니다.”

 

 

순리적인 농사꾼으로 살기

돈이나 편함이 그에겐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런 부분들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않지만 친환경적인 방식의 농사를 고집하는 것이다.
 
쉽지 않아요. 좋은 먹거리에 대한 마음자세와 있는가 없는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몸이 힘든 것도 있지만 그건 두 번째에요좋은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마음자체가 희미해지면 몸이 움직이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좋은 먹거리에 대해서 공부를 하기도 하고,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면서 깨어있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언제까지 농사를 지을 생각이냐고 물어보니 뭘 그런 걸 물어보냐며 웃는다.
 
몸이 허락하는 한 농사꾼으로 살 겁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방법으로 말이에요. 끝까지 땅을 존중하며 순리대로 농사를 짓고 싶어요.”